이조성(二條城)
6월 11일 셋째 날 <광륭사>
광륭사는 603년 신라 출신의 호족으로 알려진 진하승(秦河勝) 이 건립하였는데, 성덕태자에게 받은 불상을 본존에 안치했다고 전해진다. 광륭사는 일본 국보 제1호인‘목조 보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으로 유명하며, 신라 제26대 진평왕이 616년에 보내준 불상이라고 한다. 영보전에는 진하승 부부 목조상이 있었다. 광륭사는 지난번 <조선통신사길 따라 떠난 여행>에서 썼던 이야기여서 이쯤에서 생략한다.
<이조성>
이조성(二條城)은 이조거리에 있는 성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교토를 방문할 때 머무르거나 의례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1603년에 축성한 성이다. 6개의 건물이 지그재그 형태의 복도로 연결된 내부는 총 33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어야 한다. 수많은 신발장이 길게 늘어 서 있는 곳에서 우리도 신을 벗어 신발장 안에 가지런히 넣어두고 들어갔다. 긴 복도의 천정에는 소나무벽화가 그려져 있고 미닫이문의 모란 꽃 문양이 아름다웠고, 곳곳에 도꾸가와 가문을 나타내는 금색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방마다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는 한 방에는 도꾸가와의 가신들이나 지방의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도꾸가와의 여인들의 인형도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마루바닥은 암살자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발을 딛을 때마다 새 울음소리가 나게 설계하여 <휘파람 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도꾸가와 이에야쓰는 해자를 만들어 적의 침입을 막고도 암살자의 침입이 두렵고 불안 했을까. 이곳에서는 발소리를 내지 않고 걸을 방도가 전혀 없겠다.
<이조성의 정원>
이조성 건물을 한 바퀴 돌아 나와 정원으로 나오니, 갖가지 꽃들이 향기를 풍기며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조성에는 웅장하고도 예술적인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데, 그 중에 잘 가꾸어놓은 소나무 정원의 매력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원사들이 정원 곳곳에서 잡일을 하고 있다. 자두나무 밑 잔디밭에 건들바람에 후드득 떨어진 자두들이 뒹굴고 있었다. 빨갛게 익어 자르르 윤기가 나는 자두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하나 주워들며 ‘먹을 수 있는 걸까’중얼대고 있는데, 가까이서 일을 하던 중년의 정원사가 눈치로 알아채고는 먹어도 된다고 손으로 먹는 시늉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그의 말을 나도 눈치로 알아들었다. 생각보다 달지는 않았지만‘이조성’의 자두를 먹어 보며 <대망>에서 읽었던 도꾸가와 이에야쓰가 이곳 정원에 서 있는 모습을 그려본다. 아무래도 내가 <대망>에 너무 심취 했었나 보다. 정원을 돌아들며 깊은 생각에 빠져 들었다.
이조성은 1994년에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록이 되었다. 그런 연유도 있겠지만 도꾸가와 가문의 역사적 사실과 중후하고도 마루에서 소리를 내도록 만든 건축물의 특이성, 그리고 정신이 맑아질 것 같은 아름다운 정원을 보러 세계의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곳이다. 여행하는 며칠 동안 흐린 날씨여서 덥지 않고 좋았는데, 오늘은 간간히 비가 내려 우산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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