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9일> 첫째 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다녀 온지 6개월 만에 다시 일본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역사 유적지에서 역사와 문화 해설을 12년 째 하다 보니 지난 해 도지사 상을 타게 되었고, 부상으로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여서 자주 갈 기회가 생겨 이번으로 네 번 째 여행길이다. 패키지여행은 정해진 코스가 거의 비슷하여 교토, 나라, 오사카는 두 번이나 방문했었고, 다른 데도 이미 갔던 곳이 몇 군데 있다. 그러나 여행은 언제나 호기심과 설렘이 있어, 어디든지 떠나기 전부터 기대가 된다.
<동대사>
공항에서 이번 여행에 함께 할 일행들과 만나, 1시간 40분을 날아‘칸사이’국제공항에 내렸다. 4박 5일 동안 함께 할 전용버스를 타고 가서 점심을 먹고‘나라’의 동대사로 향했다. 백제인들이 745년에 지은 것으로 알려진 동대사에는 청동대불이 있다. 청동대불은 백제인 기술자들이 20년 동안 주조하여 만들었다고 하니, 그 당시 우리 조상들의 기술이 대단하였음에 감탄한다. 동대사는 사슴공원이라고 부를 만큼 사슴들이 많은데, 관광객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먹을 것을 달라고 엉덩이를 물기도 하고 들고 있는 물건을 채 가기도 하지만, 그런 것조차도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대사는 이미 두 번이나 왔던 곳이어서 신선한 감동은 없었다.
<辛國神社>
동대사 대불을 보고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지만, 동대사 성역 안에 같이 있는‘신국신사’에 가보고는 모두들 가슴이 시리고 아팠을 것이다. 신국신사는 동대사를 지은 백제인들의 혼을 모신 사당이다. 예전에는 가라꾸니(한국) 신사라고 했는데 한국이라는 명칭이 쓰기 싫어, 지금은 한국인들이 잘 먹는 고추에 빗대어 매울신(辛)자를 붙여 신국신사라고 한다. 사당으로 올라가는 잘 닦여 있지 않은 길이어서 발을 딛기에 불편하고, 사당도 관리를 하지 않아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한국인이 아니면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 쓸쓸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향로에 불을 붙이자, 다 같이 머리 숙여 명복을 빌었다. 그곳을 돌아 나와 나라국립박물관에 들렀다. 국립박물관이라고 하지만 불교 박물관이라고 하는 게 옳을 만큼 불교와 관련된 것들뿐이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져갔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불상들도 있고, 중국에서 가져온 것도 있다. 도대체 온전히 그들만의 것은 무엇인가.
<교토의 밤>
회전초밥 집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어갔다가 몇 사람이 일본의 밤 문화를 체험하려고 나섰다. 골목길을 한참 헤매다가 어느 술집으로 들어갔는데 술집도 작고, 맙소사 엘리베이터가 작아도 엄청 작다. 그러나 술값은 너무나 비싸서 맥주 한잔씩 마시고 꼬치안주 서너 개 먹었을 뿐인데 거의 십 만원이다. 술집에서 나와 마트에서 저렴하게 술과 과자를 샀다. 강변으로 가니 젊은 연인들이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사람이 있고 그 앞에서 춤을 추는 사람이 있어 밤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우리는 강바람이 시원한 강변에 앉아 술과 이야기로 밤이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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