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古都 앙코르왓트

전통가옥과 커피와 상황버섯

예강 2014. 12. 7. 23:47

커피와 상황버섯

 

 

<전통가옥>

  서 바라이 호수에서 가까운 곳에 캄보디아 전통가옥 마을이 있어서 그곳으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한옥마을처럼 고풍스런 전통마을을 상상했는데, 거리를 지나치며 보았던 옛날 집들이 있는 가난한 마을이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을 들어가 보라고 한다. 전통마을체험은 그렇게 하는 거라고 했다. 나무로 된 층계를 올라가 방으로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 이왕 들어갔으니 사진을 찍었다. 남의 집에 들어갔으니 캄보디아 사람들이 외쳐대는 1달러라도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가이드에게 말했더니 계약할 때 주었을 거라는 말에 그냥 나와 버렸다. 너무 야박했었나. 살짝 후회가 된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 <수끼하우스>로 가는 길에 버스 창문을 통해 거리 풍경을 찍었다. 캄보디아에 와서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콜라병에 석유를 담아 파는 것이다. 주유소는 시내에 어쩌다 하나 둘 있을 뿐이고, 오토바이나 '툭툭이'에 넣을 석유는 노점에서 파는 ‘병석유’를 사서 쓴다고 한다. 어린 시절 전기가 부족하던 때, 집집마다 석유를 넣은 램프를 사용하여 불을 밝혔었다. 그땐 우리나라도 구멍가게에서 석유를 팔았었는데, 나도 부모님 심부름으로 댓병을 들고 석유를 사러 다녔었다.

 

 

<커피와 상황버섯>

  수끼하우스에서 샤브샤브로 점심을 먹은 후 가이드가 커피를 사 주겠다고 했다. 여기는 36도의 날씨,‘커피샾’문밖에 내어 놓은 테이블에 앉아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 씨엠립 거리에서 한국식당을 여럿 보긴 했지만, 한국의 프렌차이즈 커피 집까지 여기 진출해 있다니 한국인의 상술과 세계화가 놀랍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하루에 서너 잔씩 마시던 커피를 호텔에서 아침식사 할 때나 먹을 수 있었으니, 더위에 강행군하는 여행으로 지친 몸이 한 잔의 커피 향과 맛으로 피로가 풀리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커피 한잔씩 사 주더니 버스에 태워 상황버섯 파는 곳으로 안내했다. 아니 끌고 갔다. 버섯상점으로 들어갔는데 거기 있는 나이든 사람이 어디서 많이 본듯 낯이 퍽 익다. ‘가만있자, 어디서 봤지?’옆집 사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이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어디서 뵌 것 같이 낯이 익은데 누구신가요?” “아, 예 상황버섯을 방영한 TV 아침방송에 여러 번 나갔었습니다. 신문 광고도 했구요.” 나는 T V방송에서 봤던 얼굴을 떠올리며‘아하~ 그랬었구나.’고개를 끄덕였다.

상황버섯 상사의 대표인 그는 캄보디아의 깊은 산에서 채취했다는 500년 된 상황버섯의 효능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다. 그리고는 증명해 보이느라 곱게 간 상황버섯가루를 거기 앉아있는 사람들의 팔에 바르고 비벼댔다. 어떤 사람은 비비는 도중에 가루가 바닥에 다 떨어져 버리고, 어떤 사람은 살 속으로 모두 스며들었다. 그의 말은 다 스며든 사람은 혈액이 깨끗하고 성인병이 없는 증거이고, 스며들지 않은 사람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이 있을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강한 사람은 예방으로 성인병이 있는 사람은 치료하기 위해서 상황버섯을 먹어야한다고 했다. 성인병이 없는 나는 버섯가루가 모두 스며들었으니 그의 말이 정말인가보다 하고 내심 기뻤다. 값이 1000만원이 된다는 큰 통나무만한 버섯을 250g씩 나누어 300달러에 여러 사람이 샀다. 이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은 귀가 얇은 내가 그걸 샀을까 궁금해 하실 것이다. (나도 샀냐고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어요.)

 

 

 캄보디아 전통 가옥이 있는 가난한 마을 

나무 층계를 올라가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좀 미안했다. 

 그래도 이왕 들어갔으니 사진을 찍었다. 

양복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유리병에 석유를 담아 판다

 

'수끼 하우스'에서 샤브샤브로 점심 먹었다.

가이드가 커피를 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