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마지막 날 >
어제 밤부터 파도가 거세더니, 우리나라의 서해가 가까워질수록 파도는 더욱 거칠어졌다. 배안을 걸어 다니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게 된다. 밤새 객실 창문 밖에서 파도 소리가 요란 해 잠을 설쳤지만 그래도 아침은 밝아왔다. 아침 식사 후에 식당에서 우리 답사팀 총무의 ‘천부경’에 대한 강의가 있을 거라고 했지만, 나는 여전히 밥을 못 먹었고 강의에도 가지 못했다. 낮 12시쯤에 인천항에 도착 한다고 하여 여행 가방을 정리했다. 중국에서 아무것도 산 것이 없으니, 늘어난 것이 없어서 짐을 꾸리기엔 편했다. 점심 때 쯤 되어서야 그사이 속이 많이 편해져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사과 때문에>
1시 30분 하선하여 통관 절차를 밟는데, 모모와 인평이 사가지고 온 사과가 문제였다. 인천항 직원을 따라 어디론가 간 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나왔다. 허가 받지 않은 물건을 가져오면 벌금을 20만원이나 물어야 한다는데, 그들은 벌금 없이 사과만 주고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한 보따리에 5원을 주고 산 사과 때문에, 하마터면 20만원을 물 뻔 했다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밖에는 비가 내리는데 항구에는 택시가 들어오지 않는다. 모모는 아직도 배에 타고 있는 듯, 몸이 흔들리고 다리가 비틀 거린다고 하였다. 한참을 기다려도 택시가 오지 않아, 할 수 없이 가방을 끌고 큰 도로로 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며 택시기사는 한국에서는 요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부평까지만 가자고 하는 우리를 꾀어, 파주까지 택시를 타고 가게 하였다.
<카메라의 주인>
통관 할 때 모모가 검색대에서 떨어진 카메라를 주웠는데, 임자를 알 수 없어 못 찾고 택시에 탈 때까지 내가 들고 있었다. 꽤 좋은 카메라인데 누구 것인지 찾아 주어야 하겠기에 찍힌 사진을 보니, 낯익은 사진들이 들어 있어 우리 일행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 카메라를 가졌던 사람들을 떠올리고, 이 박사께 전화해서 물어 보니 누구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다. 어떠어떠한 사진이 들어 있더라고 한 참 설명 하니, 자기 카메라인 것도 같은데 하며 핸드폰 너머로 찾는 기색이더니 자기 것이 없다고 한다. 우리는 택시로 파주까지 가는 중이고 이미 멀리 떨어져 있으니 당장 전해 줄 길이 없는데, 그 분은 오늘 중으로 제주도에 가서 내일 있을 행사의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전기사가 우리를 파주에 내려주고 서울로 돌아가 전해 주기로 하였다. 자유로를 달려오는 동안에도 비는 계속 폭우로 내리고, 7일 만에 돌아오는 우리를 비에 젖은 파주가 맞이한다. 이런 저런 사건이 소소하게 많았던 여행도 막을 내렸다. 끝
북대하에서 강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