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마지막 코스로 청수사를 찾아 가는 길에 멀리 카모카와강(鴨川)이 보인다. 가이드가 창밖을 가리키며 저기 어디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후계자로 두었던 누이의 아들인 조카를 폐하고 애첩에게서 늦게 얻은 아들의 정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자신의 친족 33명을 목 잘라 죽인 곳이라고 하였다. 가이드의 설명은 버스를 타고 다니는 동안 일본 역사에서부터 여행지의 정보까지 무궁무진 했는데, 그는 다소 일본 쪽 성향을 가지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냥 들어 두었지만 계속 되는 그런 식의 설명에 속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힘들 것 같아 좀 쉬라고 하여도 할 말이 많아서 인지 알려 주고 싶은 여행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게 해 줘야 하는 가이드 정신인지 쉬지 않고 이야기 한다. 일본에서 태어났느냐고 물어 보았다. 일본 가이드를 10여 년 째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 다니고 경기도에 부모님이 계신 집이 있다고 하였다. 한국 여행객들이 자신의 설명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때로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는데 그에게도 할 말은 있었다. 자신이 그전에 알고 있던 일본에 대한 편견과 더불어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세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위치나 문화 등에 대해서 바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피상적이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일본을 얕보고 있으니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진리를 모른다는 말이다. 그의 애기를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하여 불편해도 그냥 들어 두기로 하였다.
<청수사>
오늘은 일찍부터 시작하여 여러 곳을 들렀는데 마지막 코스로 청수사까지 찾아 갔다. 이곳도 역시 지난번 여행에 들렀던 곳으로 연애의 신이 있어서 기도를 하면 들어 준다고 한다. 연애의 신이 있는 곳에서는 젊은 연인들이 기도를 하는 모습이 정겹게 보이고 수학여행 온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진지하다. 청수사는 절벽위에 지은 절이다. 청수사에서 건너다보이는 곳, 높은 절벽에서 세 줄기의 샘물이 떨어지고 있다. 그 물을 마시면 한 줄기는 건강을 주고 한 줄기는 사랑을 주고 또 하나는 공부를 잘하게 해준다고 한다. 지난번에 왔을 때 나는 건강의 샘물을 마셨었는데, 여전히 건강한 걸 보니 그 물을 마신 덕인지도 모르겠다. 청수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수많은 기념품가게가 여행객의 지갑을 열게 한다. 그 길 오른 쪽으로 저 멀리 마을로 가는 층계로 된 언덕길이 이어져 있다. ‘네네의 길’이라고 부르는 길이고 그 길 끝에 ‘도요토미히데요시’의 정실 아내인 ‘네네’가 말년에 몸을 의탁했던 절이 있는 곳이다. 인생이 무상하다지만 정치는 더욱 무상하여 ‘히데요시’를 보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연상된다.
일본에 있는 동안 같은 호텔에 머물 것이기 때문에 다시 오사카로 돌아왔다. 오늘밤엔 밖에 나가지 않고 술과 과일을 사 가지고 들어와 좁은 1인실 방에서 파티를 열었다. 정담을 나누며 웃고 떠들며 마시는 시간이 퍽 화기애애하였다.
카모카와강 (저기 어디쯤이 히데요시가 33명을 참수한 곳일까?)
기도하면 사랑을 이루어 주는 신사
더욱 굳은 사랑을 갈망하는 젊은 연인들
사랑의 신
난 뭘 원해서 사랑의 신 배를 부여잡고 있나.
건너다 보이는 곳이 청수사
곳곳에 소원 비는 신물이 있다. 방복순씨 뭘 빌었수?
열심히 소원을 비셨겠지요.
빛에 반사하여 아무생각 없는 눈빛
요걸 어루 만지면 피부가 고와 진대나. 그저 여자들은 예뻐지고 싶어서
사랑, 건강. 공부를 이루어 주는 세개의 물줄기
'네네의 길'
저 멀리에 네네가 있던 절이 있을까.
호텔로 가기 전에 저녁식사
식당 앞 지붕에 꽃이 피어 있었다.
어디서나 단체로~
좁은 호텔 방에서
화기애애한 분위로 밤이 깊어 간다.
좁고 좁은 1인용 침대방이라도 너무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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