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하고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열정적인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것과,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즘 같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 시대에 돈이나 성공보다 정서적이고 낭만적인 것에 대한 동경이 더 많은 것이, 퍽 인간적이고 희망적이라고 하였다. 나도 문학회 회원 10여명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역시 그들도 같은 대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인 여행을, 미리 적금을 들어 두었다가 가끔 떠나 보는데 이번엔 1월 28일에 떠나 31일에 돌아오는 3박 4일 일본여행을 선택 하였다. 좋은 계절 다 놔두고 이렇게 추운 겨울에 여행을 하는 것은, 같이 가는 일행 중에 학교에 근무하는 이가 있어 방학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 공항에서
12시에 공항에 집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점심을 거르게 되었다. 공항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탑승할 때까지 남는 시간을 면세점에서 구경 하느라 지치고 배가 고파, 비행기 안에서 주는 샌드위치 맛이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2시 1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4시에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어정쩡한 시간에 여행지에 도착하면 하루를 손해 보게 되어 아깝기 짝이 없다. 엔화가 올라 추가로 여행비를 40000원이나 더 냈는데, 오늘 저녁식사는 사먹어야 하는 자유식이라고 한다. 호텔에 여장을 들여 놓고,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E마트’와 같은 ‘쟈스코’엘 갔다. 호텔에서 걸어서 잠깐 가는 거리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각종 공산품과 옷들과 구두와 장식품이 큰 매장에 가득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지천인 물건들, 살게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같이 간사람 따라 구두 구경을 하였다. 그런데 내 눈에 딱 걸린 귀여운 구두 하나~ 30% 세일해서 1980엔이라 써 있으니 약 26000원 아닌가. 아~ 또 견물생심에 지고 말았다.
'쟈스코' 구두 매장에 앉아서
일행중에 하나 뿐인 남자
옷 매장을 뒤로 돌아가니 여러 개의 식당이 있었다. 여기저기 기웃 거려 보다가 밖에 음식 그림과 가격이 적혀 있는 식당에 들어가 주인을 불러내서 음식을 가리키며 주문을 하였다. 음식이 너무나 짜서 그냥 먹을 수 없었다. 나이 어린 종업원을 불러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핫 워러(hot water)” 를 외치며 음식에 물을 붓는 시늉에 마시는 시늉까지 해 봤지만 통 알아듣지를 못한다. 그냥 찬물 부어서 휘휘 저어 먹는 수밖에~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이 우리와 달라서 그럴 거라고 한다.
짜서 물 타 먹은 저녁식사
‘쟈스코’에서 과일과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한방에 모였다. 여자 넷에 남자 하나~ 남자만 우리 방으로 오면 되는 거였다. 남자 하나는 방 하나를 차지하고 여자 넷은 3인용 침실을 같이 사용해야 했으니. 일본 맥주 맛이 좋다는 소문에 잔뜩 기대를 하였는데, 맥주를 냉장고에 넣어 두지 않고 사온채로 실온에 두었으니 아무리 맛있는 맥주라도 맛을 제대로 음미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즐겁게 이야기하며 밤은 잘도 깊어간다. 오늘은 기대가 충만한 여행의 첫날이 아닌가. 내일을 위하여 불을 끄고 잠을 청하는데 고단한 여정의 잠자리에서 누군가 “코로롱~코로롱~” 콧소리로 약한 멜로디를 흘려보낸다.
여행의 첫밤은 깊어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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