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강 이야기

불출 할미

예강 2007. 9. 8. 22:25

<불출 할미>

 

 

나 ~ 정말 올해는 손자 자랑 안 할려고 결심했는데,

요 녀석이 자꾸만 팔불출 할미를 만드니 어떻게 해요.

정말로 자랑 안하고 싶은데.... 

 

딸네 아파트로 애 보러 갔지요.

딸은 손녀의 방학 숙제 때문에 예술의 전당으로

미술 전시회 보러 가고,

유치원에 간 녀석 기다리는게 내 임무 입니다.

 

유치원에서 돌아 온 녀석이

"할머니~ 반창고 붙여줘." 하고 소리쳤습니다.

내미는 발을 살펴 보니 엄지 발톱 옆에

시커먼 피 멍울이 콩알만하게 잡혀 있었습니다.

 

친구가 밟았다고 하는데,

놀다가 그냥 밟힌게 아니고 일부러 그랬다는군요. 

머리도 한대 "탁" 때렸다고 흉내까지 냅니다.

 

"그래서 너도 때려 줬니?"

"아니, 그냥 놔 뒀어"

"왜~?  일부러 그랬다면서~ 그애가 너보다 힘이 더 세고 크냐?"

"아니 나보다 작아,"

"너보다 작은데 왜~?"

"나보다 작아서 봐 줬어 할머니"

<으이그 ~ 기특한 녀석>

흐흐흐~ 자꾸만 웃음이 나옵니다.

 

*녀석은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데, 키가 더 크고 태권도로 단련된 날렵한 녀석입니다. 요즘처럼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내가 손자 하나는 착하게 잘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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