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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서 길을 잃다

예강 2006. 10. 23. 12:06

"일산에서 길을 잃다"

무슨 영화 제목 같죠?

그래요, 내가 영화 찍었어요.

봄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여기가 대체 어디죠?

그 유명한 대화역이네요. 3호선의 종점.

여러번 지나다니던 길

거기서 헤맸어요.

교하가는 150번을 타라고 했는데...

비는 내리고, 우산도 없이...외롭고 추웠어요.

다른 번호의 차는 수없이 와서

사람들을 싣고 떠나는데

150번은 오지 않아요.

꾹꾹 전화 번호를 눌러서

대체 어디서 차를 타는 거죠?

아하 ! 반대 쪽에서 타라구요.

네.네 알았어요.

그런데 버스가 거꾸로 가고 있어요.

그렇게 돌아서 가는 줄 알았어요.

한참 가다보니,

어머 ! 어머 ! 김포로 가고 있어요. 이를 어째~

어마야~

허겁지겁, 기겁을 해서 뛰어 내렸어요.

여기가 어디지?  호수공원 끝자락,

사람들도 없고, 차도 별로 안다니는 길 

괴물같은 큰 건물들만 하늘을 가리고 서 있어요.

딸에게 전화를 했어요.

길을 잃었어, 나좀 데리러 와

시부모님이 오셔서 지금 나갈 수가 없어. 엄마~

그래 ! 나는 절대로 치매에 안 걸릴거다. 

딸이 데리러 와 주지도 않는데...

공연히 딸에게 화풀이를 해 댔어요.

아 ! 아 ! 오늘은 엄청 재수 없는 날

그러다가 어찌어찌, 더듬더듬 찾아왔어요.

길 제대로 안가르쳐 줬다고 막~ 화냈어요.

선여울님이 나보고, 똑똑하지도 못하면서

똑똑한 척 해서 잘 찾아올 줄 알았다네요.

미안해요. 잘난척해서, 흥 ~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집에 돌아 왔어요.

"집으로 가는 길"

오늘은 영화 속 의 한 장면처럼 살았어요.

휴~우

봄비에 홀렸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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