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세계로 오르는 계단
천상의 세계로 오르는 계단
<회랑의 부조, 전쟁 이야기>
넓은 인공 연못을 지나 다리를 건너자, 12세기 중반 경에 건립된 앙코르와트 신전이 보인다. 그 당시 크메르족은 왕이 죽으면 그가 믿던 신과 합일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왕은 자기와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유적은 앙코르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婆羅門敎) 주신의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하여 건립한 바라문교 사원이라고 한다. 앙코르와트 탑문으로 들어섰다. 3층으로 된 사원은 1층은 미물계(微物界) 2층은 인간계(人間界) 3층을 신계(神界)라 한다. 중앙에 높은 탑이 솟아 있고 동서남북으로 익랑이 뻗어 있다. 사원의 외벽 길이가 총 5.5㎞에 이르며 중앙 탑 높이는 65m에 달한다. 사원 벽에 새겨진 조각의 표정은 아직도 살아 있는 듯 섬세하고 아름답다. 얼마나 정성 들여 사원을 만들었는지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웅장하고 경이롭다. 부조의 내용은 라마 이야기이며 전쟁을 표현한 것으로 하나도 같은 표정 같은 포즈가 없었다. 어떤 장인이 이토록 섬세하게 새겼을까. 1층에서 층계로 오르면서 보니 벽에 희미하게 밑그림만 그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밑그림만 그려 놓고 미처 조각하지 못한 것이다. 원래 흰두 사원이었던 것이 어느 한 때 불교 사원으로 변했던 때의 유물로, 부처와 보살상이 회랑 중간 중간에 놓여 있고, 불상에 제물을 놓고 절을 하는 이들도 보인다.
<천상에서 내려다 본 인간 세계>
3층에 오르기 위해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원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3층 천상의 세계로 오르는 계단은 돌로 깎아 만든 좁고 가파른 계단이어서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관광객들을 위해서 새로 만든 나무 계단도 직선으로 3층까지 가파르게 설치해 난간 손잡이를 꼭 잡고 올라 가야한다. 무섭고 어지럼증이 인다. 앞사람의 발뒤꿈치만 보며 간신히 올라갔다. 천상의 세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저 아래 방금 보고 온 사원 건물이 아주 작게 보이고 사람들도 개미처럼 보인다. 건너편에 보이는 돌로 만든 사원의 창문 기둥은 나선형으로 돌려 깎아 만들었다. 기계도 없이 손으로만 만든 것이 전동공구로 깎은 것 보다 섬세하다. 감탄해서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아, 입을 다물려면 손으로 턱을 올려줘야 할 지경이었다. 부서진 건물이 아직 다 보수 되지 않아 문에 나무로 틀을 만들어 고정시켜 놓은 것도 보인다. 상징적이긴 하지만 여기가 천상이다. 3층의 직선계단을 내려가는 게 더 무서웠다.
<현세의 천상 발 마사지 샾>
오전의 답사는 앙코르와트로 끝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 쌈밥집에서 유기농채소 쌈에 쌀밥과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한식으로 먹은 점심 덕에 오후의 답사는 거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점심 후 가이드가 서비스로 발 마사지를 해 주겠다고 하며 ‘마사지 샾’으로 데려갔다. 예전에 중국에서 발 마사지를 신통치 않게 한 경험이 있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게 웬일~ 마사지사는 한발을 잡고 정성껏 문지르고, 두드리고, 누르고, 한 쪽에 30분씩 한 없이 한 없이 1시간씩이나 하였다. 그리고는 어깨와 잔등이와 허리까지~ 오! 예가 천국이 아닌가.
회랑의 부조 압살라 여신
회랑의 부조
황제의 목욕탕
3층으로 올라 가려고 줄선 사람들
3층으로 올라가는 본래의 돌 계단
돌로 깎아 만든 창살
3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경
3층 천상의 세계로 올라 가는 층계
3층 천상의 세계로 올라 가는 층계
한식당 '망고그린'에서 쌈밥정식으로 점심식사
* 참고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중반 경에 건립되었다. 앙코르는 왕도(王都)를 뜻하고 와트는 사원을 뜻한다. 그 당시 크메르족은 왕이 죽으면 그가 믿던 신(神)과 합일(合一)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왕은 자기와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유적은 앙코르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婆羅門敎) 주신(主神)의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하여 건립한 바라문교 사원이다. 그러나 후세에 불교도가 바라문교의 신상(神像)을 파괴하고 불상을 모시게 되어 불교사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건물장식, 부조(浮彫) 등이 바라문교 사원의 양식이다. 바깥벽은 동서 1,500m 남북 1,300m의 직사각형으로 웅장한 규모이며 정면은 서쪽을 향하고 있다. 바깥벽 안쪽에서 육교로 너비 190m의 해자(垓字)를 건너면 3기(基)의 탑(塔)과 함께 길다란 익랑(翼廊)이 있고 여기서 돌을 깔아놓은 참배로(參拜路)를 따라 475 m쯤 가면 중앙사원에 다다른다. 사원의 주요 건축물은 웅대한 방추형 중앙사당탑(中央祠堂塔)과 탑의 동서남북에 십자형으로 뻗은 익랑, 그것을 둘러싼 3중의 회랑과 회랑의 네 모서리에 우뚝 솟은 거대한 탑으로 이루어졌는데, 구성은 입체적이고 중앙은 약간 높다. 회랑의 높이는 제1회랑(215×187 m)이 4 m, 제2회랑(115×100m)이 12m, 제3회랑(60×60m)이 25m이다. 세계의 중심이며 신들의 자리를 뜻하는 수미산(須彌山)은 돌을 사용하여 인공적으로 쌓아놓았으며, 높이 59 m의 중앙사당탑의 탑 끝에서 3중으로 둘러싼 회랑의 사각탑 끝은 선으로 연결해보면 사각추(四角錐)의 피라미드 모양이 된다.
이 사원의 뛰어난 미술적 건축양식은 인도의 영향도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건물의 형태나 석조장식(石彫裝飾) 등 모든 면에서 앙코르왕조의 독자적인 양식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전장(全長) 760 m에 이르는 제1회랑벽(回廊壁)의 부조, 제2회랑 안의 돌로 조형한 샘물[泉水], 제3회랑 내부의 화려한 십자형 주랑(柱廊)과 탑 등은 뛰어난 구조물이다. 조형에서는 하늘의 무희(舞姬) 아프사라스, 여러 개의 머리를 마치 부채처럼 치켜든 커다란 뱀, 창문·기둥의 장식조각 등이 돋보인다. 앙코르왕조는 13세기 말부터 쇠망하기 시작하여 15세기경에는 완전히 멸망함에 따라 앙코르와트도 정글 속에 묻혀버렸다.
1861년 표본채집을 위해 정글에 들른 프랑스 박물학자가 이곳을 발견, 그때부터 다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역은 1972년부터 외부인에게 폐쇄된 이후 낮이면 베트남군이, 밤에는 크메르루지의 게릴라가 번갈아 장악하면서 전화(戰禍)와 약탈로 훼손되어 수많은 불상이 조각난 채 나뒹굴고 대부분이 외국으로 유출되어, 완전한 복구는 어려운 상태이다. 82년 집계에 의하면 앙코르와트의 중요 유물 30점 이상이 없어졌고, 전체 유적의 70%가 복원불능의 상태로 파괴되었으며, 사원 근처 왕궁의 유물 약 1,000점이 도난 ·파괴되었다. 유네스코에서는 83년 이 유적지의 복원을 위해 조사단의 파견을 캄보디아 당국에 통보한 바 있으며, 현재 유네스코와 일본 주도하에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